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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 주변 주민들과의 인터뷰

kimsin12025 2025. 7. 20. 18:12

 

 

폐가 주변 주민들과의 인터뷰

 

 

1. 폐가 인터뷰 준비, 감정에 귀 기울이는 자세


폐가를 다루는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그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함께 담아내는 것이다. 단순히 낡은 건물의 외형만 기록하는 것은 표면적인 작업에 불과하다. 나는 폐가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주변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작업은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교환이 아니라, 마주하는 사람들의 시간에 진심을 담아 다가가는 과정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나는 사전에 해당 지역의 역사, 폐가의 위치와 소유 여부, 그리고 이 공간이 커뮤니티 안에서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를 조사했다. 폐가 인터뷰는 기록이 아닌 대화의 예술임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주민들과 진심을 나누기 위한 준비는 인터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 주민의 목소리에서 드러난 폐가의 기억


처음 만난 사람은 70대 후반의 할머니였다. 그는 폐가 옆 슈퍼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해왔고,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기억을 더듬었다. “처음엔 젊은 부부가 왔지. 애도 있었고… 그 집 담장에 장미가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 그의 말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살아 있는 풍경 그 자체였다. 이후에도 만난 몇몇 주민들은 폐가가 방치되기까지의 시간, 그 집의 불 꺼진 날, 마지막으로 들려온 말소리 등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들의 음성은 때로는 밝았고, 때로는 아쉬움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폐가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이웃집 이야기가 아니라, 잊힌 공동체의 기억에 대한 연대감이기도 했다. 낡은 창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창문 너머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3. 불편함과 불안, 주민이 말하는 폐가의 현재


물론 모든 기억이 따뜻하거나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한 젊은 아버지는 인터뷰에서 “밤마다 아이가 창문을 무서워해서 이사를 고민 중이에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폐가에 쓰레기가 쌓이고, 노숙자 출입 문제까지 발생한 사실을 지적했다. 폐가는 누군가에겐 향수이지만, 동시에 일상 속 위험 요소로 다가오기도 한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폐가 콘텐츠가 낭만적 환상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실의 공간은 주민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콘텐츠 제작자 또한 이 균형을 고려한 서사를 구성해야 한다. 감성과 현실의 경계 위에서 나는 질문을 바꿨다. “이 공간이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은 곧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민과 함께 고민하는 행위였다.

 

 


4. 폐가 인터뷰를 통해 연결되는 감정의 지도


한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 집이 없어지면 허전할 거야. 보기 흉하지만, 그래도 세월이니까.” 이 말은 내게 폐가를 단지 낡은 건물이나 스산한 풍경이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이 남아 있는 장소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다. 인터뷰를 통해 나는 단지 기록자나 탐험자가 아닌, 이 공간을 함께 느끼는 감정의 중계자가 된 느낌이었다. 나중에 정리한 녹취록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각 문장을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감정의 선으로 연결된 작은 지도처럼 느꼈다. 이 지도는 폐가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에게 잊지 말아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바로,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하는 콘텐츠,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의 기억에 조심히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