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라진 시범사업의 의미와 정책 기억의 가치시범사업은 본래 새로운 정책을 시험하기 위한 준비 단계다. 전면 도입 이전에 작은 규모에서 효과를 검증하고, 현장의 반응을 확인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시범사업은 정책 실패를 줄이고 제도의 완성도를 높이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수많은 시범사업이 일정 기간 운영된 뒤 조용히 종료되고, 이후 행정 기록 속에서조차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존재가 된다. 어떤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었는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왜 중단되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겉보기에는 ‘사라진 사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 시범사업은 매우 중요한 정책 자산이다. 실패든 성공이든, 그 안에는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