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허의 아름다움, 시간의 흔적이 만든 미학우리는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 정돈된 것, 완성된 것, 새롭고 깔끔한 이미지를 상상한다. 그러나 폐허는 그 정반대에 있다. 부서지고 무너지고, 시간이 덮고 지나간 흔적들로 가득한 장소. 그런데도 우리는 폐허에 끌리고, 심지어 아름답다고 느끼기까지 한다. 이 모순된 감정의 핵심에는 바로 ‘시간의 미학’이 있다. 시간은 폐허에 층층이 쌓여, 인간의 흔적과 자연의 침식이 공존하는 풍경을 만든다. 낡은 벽에 드리운 이끼, 벗겨진 벽지 사이로 스며든 햇빛, 무너진 천장 아래 자란 풀 한 포기—all of these are time’s sculpture. 폐허는 시간을 시각적으로 감각하게 만드는 드문 공간이다. 이는 단순히 기능을 상실한 건축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