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의 등장 배경과 행정 중심 설계
행정 기록에만 남아 있는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은 지역 간 교통 불균형과 교통 소외 계층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대중교통망이 충분하지 않은 농어촌 지역,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이용 수요는 있으나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기존 교통 체계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어 왔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기존 노선 체계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을 도입했다. 수요응답형 교통, 공공 셔틀, 한시적 노선 확대, 마을 단위 교통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형태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대부분 행정 주도로 설계되었고, 제도화 이전의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었다. 정책 문서에는 실험의 취지와 목표가 상세히 기록되었지만, 실제 이용자의 생활 패턴과 교통 이용 행태를 충분히 반영한 설계는 제한적이었다.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은 문제의식은 명확했으나, 출발 단계부터 행정 관리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현장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를 안고 시작되었다.

2. 공공 교통 시범사업의 실제 운영과 이용자 체감의 간극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행정 기록과 이용자 체감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행정 보고서에는 운행 횟수, 이용 인원 수, 예산 집행률 등이 주요 성과 지표로 정리되었고, 형식적으로는 정책이 정상적으로 운영된 것처럼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서 체감된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운행 시간대가 생활 패턴과 맞지 않거나, 정류장 위치가 실제 이동 수요와 어긋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시범사업이라는 특성상 운행 기간이 제한되어 있어, 주민들은 장기적인 교통 수단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험 종료 이후 다시 기존의 교통 공백 상태로 돌아가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가 오히려 낮아지기도 했다. 공공 교통 실험은 운영 자체는 가능했지만, 일상적인 이동을 책임지는 교통 서비스로 자리 잡기에는 부족한 조건 속에서 진행되었다.
3. 행정 기록 중심 평가가 만든 공공 교통 실험의 한계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이 기록에만 남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성과 평가 방식에 있다. 정책 평가는 주로 행정 관리가 가능한 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이는 정책의 실제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교통 정책의 핵심은 이동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인데, 이러한 요소는 단기간의 이용 통계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 평가는 일정 기간 내 수치로 확인 가능한 결과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이용 빈도가 낮더라도 행정적으로 운영이 완료되면 ‘성과가 있는 사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교통 실험은 평가 시점의 한계로 인해 저평가되기도 했다. 행정 기록은 남았지만, 정책이 실제로 지역의 이동 구조를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평가 구조 자체가 공공 교통 실험을 단기 행정 사업으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4. 제도화로 이어지지 못한 공공 교통 실험의 구조적 문제
행정 기록에만 남아 있는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은 제도화 단계에서 구조적 장벽에 부딪혔다. 첫째, 재정 지속성 문제다. 공공 교통은 장기적으로 운영될수록 재정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시범사업 단계에서 사용된 한시적 예산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둘째, 기존 교통 체계와의 조정 문제다. 새로운 실험 교통 모델은 기존 버스·철도 노선과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중복이나 비효율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셋째, 책임 주체의 불명확성이다. 시범사업은 행정 부서 단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상시 제도로 전환될 경우 누가 운영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부족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공공 교통 실험은 필요성은 인정받았지만, 제도화하기에는 부담이 큰 정책으로 분류되며 기록 속에만 남게 되었다.
5. 기록으로 남은 공공 교통 실험이 남긴 정책적 교훈
행정 기록에만 남아 있는 공공 교통 실험 정책은 실패 사례라기보다, 공공 교통 정책이 어떤 조건을 갖춰야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이 실험들은 교통 서비스가 단기 사업이나 실험으로는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공공 교통은 주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지속성과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이용 자체가 정착되기 어렵다. 또한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용자 관점의 생활 패턴 분석과 장기 운영을 고려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교훈도 남긴다. 기록 속에 남아 있는 이 공공 교통 실험들은 향후 교통 정책을 다시 설계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이 사례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공공 교통을 실험 대상으로 다루고 있는가, 아니면 공공 서비스로서 책임지고 설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없이 반복되는 교통 실험은 앞으로도 행정 기록 속에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