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해변의 카프카’와 폐가의 심리적 미로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해변의 카프카』에서 독자는 외딴 숲속 오두막이 중심 공간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마주한다. 이 공간은 겉으로 보기엔 폐허처럼 보이나, 실은 주인공의 내면을 반영하는 심리적 미로다. 오두막은 정지된 시간과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상징하며, 인물들이 현실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공간적 장치로 기능한다. 폐가라는 폐쇄적 공간은 주인공이 자신과 화해하고, 세계를 다시 구성하는 과정을 투영하는 무대가 된다. 이처럼 무라카미는 폐허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물 내면의 구조적 은유로 활용하며, 독자는 그 미로 속에서 잊힌 진실과 상처를 함께 추적하게 된다. 2. 『1Q84』 속 ‘공기 번데기’와 폐가의 정서적 폐쇄성『1Q84』에서 아오마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