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폐허의 감성을 담다: 사진집 기획의 출발점‘폐허’라는 단어가 주는 감정은 낡고 버려졌다는 의미 이상이다. 그것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머물러 있는 어떤 기억의 공간이며, 감정을 되새기는 내면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번 사진집은 그런 폐허의 감성을 시적인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기획되었다. 단순한 기록 사진이 아닌, 한 장의 이미지에서 한 편의 시가 떠오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를 위해 사진집의 제목부터 구성까지 시의 형식을 따라가되, 시와 사진이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로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폐허를 찍는다는 것은 그 공간에 깃들어 있던 시간, 사람, 침묵을 함께 찍는 것이고, 이 작업의 시작은 바로 그 ‘무형의 감정’을 시처럼 포착하는 데 있었다. 2. 폐허의 시적 순간 포착: 촬영 기법과 현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