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폐허 속 고양이의 아침: 잔해 위의 햇살폐허는 인간에게는 공포나 쓸쓸함의 장소일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이다. 철거되지 못한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아침, 고양이는 조용히 눈을 뜬다. 낡은 창틀 아래 쌓인 먼지를 피해, 부서진 나무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하룻밤을 보냈던 고양이는 눈을 비비듯 천천히 기지개를 켠다. 폐허라는 공간은 차가운 무생물의 덩어리처럼 느껴지지만, 고양이의 동선 하나하나는 그 장소를 살아 있는 시간으로 바꾼다. 아침 햇살은 폐가의 벽을 비추고, 고양이의 등을 따스하게 감싼다. 바로 이 순간이, 인간은 놓치고 살지만 고양이는 결코 잊지 않는 ‘존재하는 감각’이다. 아침은 고양이에게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자, 오직 자신만의 폐허 속 탐험이 허락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