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폐허와 상처, 존재의 흔적이라는 공통점폐허는 오랜 시간의 침식과 무관심 속에서 생성된다. 상처 또한 그렇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 돌이킬 수 없는 선택, 그리고 견디기 어려웠던 삶의 순간들이 모여 상처를 만든다. 폐허는 과거에 누군가가 살았던 공간이며, 그 안에는 이야기가 배어 있다. 상처 역시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인간 내면의 폐허라 할 수 있다. 존재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폐허와 상처는 닮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공간이나 감정일지라도, 그 안에는 시간과 기억이 응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안에 조용히 남아 지속적으로 말을 건다. 폐허와 상처는, 그것이 생긴 자리를 기억하게 한다. 2. 복원되지 않는 구조물, 치유되지 않은 마음폐허는 복원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