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실존주의 철학과 폐허의 이미지실존주의 철학은 20세기 초엽, 인간 존재의 본질과 불안, 고독에 대한 사유에서 비롯되었다. 사르트르, 카뮈,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들은 인간이란 본질 이전에 존재하며, 세계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창조해야 하는 불완전한 존재로 규정했다. 이러한 실존주의적 사유는 ‘폐허’라는 공간에 매우 자연스럽게 접목된다. 폐허는 물리적 붕괴를 넘어선 정체성의 상실, 의미의 붕괴를 상징한다. 벽돌 하나하나 무너져 내린 공간은, 존재 자체가 불확실한 인간의 내면을 그대로 반영하는 심리적 풍경이다. 실존주의는 바로 이 빈자리, 즉 의미가 제거된 공간을 통해 존재의 본질에 도달하려 한다. 폐허는 그러므로 실존적 질문을 던지는 장치가 된다. 2. 하이데거의 '거주함' 개념과 폐허의 역설마르..